타이베이 여행 중 하루쯤은, 지우펀
야경·골목 산책·카페까지 한 번에 묶기 좋은 동네입니다
지우펀의 매력 — 붉은 홍등과 안개가 만드는 특별한 산골 마을
지우펀은 타이베이 시내에서 조금만 차를 타고 나오면 만날 수 있는 산골짜기 마을입니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좁고 가파른 계단, 그리고 작은 상점들이 촘촘하게 붙어 있습니다. 특히 해가 지고 나서 간판의 붉은 불빛들이 켜지고 안개가 슬며시 내려앉으면, 지우펀 특유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완성됩니다. 이곳은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배경과 닮았다는 이야기로 특히 유명해졌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마을 같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고 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걸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지우펀은 타이베이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 아닙니다. 계단을 천천히 오르내리면서 주변 풍경과 맛있는 간식들을 즐기는, 여유를 위한 여행지에 가깝습니다. 유명한 사진 촬영 장소도 많지만, 사실은 아메이차루 같은 찻집이나 전망 좋은 곳에 잠시 멈춰 서서 산 아래 풍경과 바닷바람을 느껴보는 시간이 여행자에게 더 오래 기억됩니다.
추천 여행 기간 — 반나절 핵심 코스와 해 질 녘 야경 보기
지우펀은 타이베이 시내에서 버스나 기차로 오가기 쉬워서 반나절 코스로도 많은 여행자가 찾습니다. 다만 이동 시간과 저녁 식사 시간을 더하면 실제로 마을을 여유롭게 걷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오전에는 타이베이 시내 관광을 하고, 오후 늦게 지우펀으로 출발해 스펀 같은 주변 관광지를 함께 묶어 하루 일정을 알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지우펀의 진정한 매력은 해가 진 후 붉은 홍등이 켜지는 야경에 있습니다. 따라서 오후 3~4시경에 도착해서 해가 질 무렵의 풍경을 보고, 밤이 완전히 내려앉았을 때 가장 유명한 메인 골목을 둘러보는 흐름이 가장 좋습니다. 첫 방문이라면 ① 타이베이 출발 → ② 지우펀 도착 후 메인 골목 산책 → ③ 찻집이나 카페에서 휴식 → ④ 해질녘 노을과 홍등 구경 → ⑤ 밤 풍경을 다시 보고 타이베이로 돌아오기. 이 동선이라면 무리 없이 지우펀의 핵심을 모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숙소 선택 기준 — 당일치기가 기본, 늦은 밤 고요함을 위한 1박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지우펀을 당일치기로 다녀옵니다. 당일치기만으로도 주요 골목과 사진 찍기 좋은 전망 포인트는 충분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일정이 빠듯하다면 숙소를 따로 잡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타이베이 여행 중 하루를 비워 지우펀에서 1박을 한다면, 단체 관광객이 모두 빠져나간 아침 일찍과 늦은 밤의 고요한 분위기를 오롯이 혼자 느낄 수 있습니다.
밤이 되면 마을의 불빛이 하나둘씩 꺼지고,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은 뒤에야 비로소 산골 마을의 평소 모습이 드러납니다. 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은 전망이 잘 보이는 작은 숙소나 민박을 선택해 하룻밤 묵고 가기도 합니다. 1박을 결정했다면, 지우펀은 언덕 마을이므로 짐을 끌고 이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최대한 짐을 가볍게 들고 오는 것이 좋습니다.
타이베이에서 지우펀 이동 전략 — 버스와 기차 환승 방법
타이베이 시내에서 지우펀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① 기차를 타고 루이팡(瑞芳)역까지 간 뒤, 루이팡에서 지우펀행 버스를 갈아타는 방식입니다. 기차 이동 시간을 절약하면서 중간에 루이팡 시장 같은 주변을 잠시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② 타이베이 시내에서 지우펀으로 바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예: 1062번 버스) 이 버스를 타면 환승 없이 한 번에 지우펀까지 갈 수 있어 편리합니다. 두 방법 모두 환승이 있거나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정류장 안내나 표지판이 잘 되어 있고 주변에 한국인 여행객들이 많아 길을 잃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타이베이로 돌아오는 버스나 기차의 막차 시간과 버스가 오는 간격을 미리 확인해 두어야 마음이 편합니다. 비가 오거나 안개가 심한 날에는 길이 막혀 이동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최적의 여행 시기 — 비가 자주 오는 지우펀 날씨와 준비물
지우펀은 산비탈에 위치해 있어 비와 안개가 자주 끼는 편입니다. 맑은 날의 탁 트인 전망도 좋지만, 사람들이 흔히 지우펀 하면 떠올리는 그 특별한 분위기는 대부분 비가 약하게 내리거나 안개가 내려앉았을 때 만들어집니다. 그러니 여행할 때 일부러 맑은 날만 고르려고 하기보다는, 비나 안개가 올 것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수 준비물은 우산이나 접이식 우비입니다. 또, 골목길은 계단이 많고 돌로 된 바닥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미끄럼에 강한 운동화나 샌들을 신고 가는 것이 걷기에 훨씬 편합니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지만, 길에 있는 카페나 찻집에서 자주 앉아 쉬어가는 식으로 일정을 짜면 생각보다 크게 힘들지 않습니다. 겨울에는 평지보다 바람이 더 차갑게 느껴지므로, 목이나 어깨를 가볍게 덮을 수 있는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여행 예산 분석 — 입장료 대신 간식과 찻집에 돈을 쓰는 구조
지우펀은 따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관광지는 거의 없습니다. 그 대신, 간식과 카페/찻집에 쓰는 돈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어묵, 타로볼, 땅콩 아이스크림, 버블티 같은 길거리 간식들이 계속 눈에 띄어 이것들을 조금씩 사 먹다 보면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체 식사 예산 외에 "간식 비용"을 따로 정해두면 돈 쓰는 것을 관리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전망이 좋은 유명 찻집이나 카페는 음료 가격이 조금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긴 시간을 머물며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쉬어가는 공간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타이베이에서 지우펀까지 왕복하는 교통비는 전체 여행 경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쪽에 예산을 조금 더 여유 있게 배분하는 것이 지우펀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입니다.